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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박동 이미지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자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며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핵심 장기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 심장이 점점 힘이 약해져 온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심부전증'이 우리 심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입니다. 흔히 '심장마비'나 '심근경색'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심부전증은 이러한 질환들이 심장을 손상시킨 결과로 나타나는 만성적이고 진행성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심부전증은 노년층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지만, 생활 습관 변화로 인해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숨이 차고 쉽게 피곤해지며 다리가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혹은 체력이 약해져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심부전증이 무엇인지부터 왜 생기는지(원인),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 및 관리법까지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심부전증

심부전증(Heart Failure)은 심장이 구조적 또는 기능적으로 이상이 생겨, 신체 조직에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혈액을 뿜어내지 못하여 발생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심장이 약해지면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전신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동시에 심장에서 혈액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해 혈액이 정체되어 폐나 다른 장기에 수분이 쌓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심부전증이 위험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생명 위협: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결국 다른 장기에도 손상을 주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간, 신장 기능 이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 삶의 질 저하: 지속적인 호흡곤란, 피로감, 부종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 진행성 질환: 특별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 왜 생길까요?

심부전증은 독립적인 질환이라기보다는, 다른 심장 관련 질환으로 인해 심장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최종적인 상태입니다. 즉, 심장에 부담을 주거나 손상을 입히는 모든 질환이 심부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경우입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의 일부가 괴사하는 질환으로, 심장 기능 저하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됩니다.
  • 고혈압: 오랜 기간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장이 온몸에 피를 뿜어내기 위해 더 강한 압력을 이겨내야 하므로 심장 근육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져 결국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거나 늘어나 기능이 약해집니다.
  • 판막 질환: 심장 내 혈액의 역류를 막고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돕는 판막에 이상(좁아지거나 새는 현상)이 생기면 심장에 부담을 주어 심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심근병증: 심장 근육 자체의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이나 원인 불명으로 심장 근육이 약해지거나 비대해지는 경우입니다.
  • 당뇨병: 당뇨병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심장 근육의 변화를 유발하여 심부전증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 부정맥: 심장 박동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거나 불규칙하면 심장의 효율적인 펌프 기능을 저해하여 심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기타 원인: 갑상선 질환(기능 항진증 또는 저하증), 과도한 음주, 일부 약물 부작용, 바이러스 감염(심근염), 흡연 등도 심부전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3. 심부전증의 주요 증상

심부전증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알아차리기 어렵고, 다른 질환의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심부전증을 의심하고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합니다.

  • 호흡곤란: 가장 흔하고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처음에는 운동 시에만 숨이 차다가, 진행될수록 가벼운 활동이나 심지어 가만히 있을 때도 숨이 찰 수 있습니다. 누우면 숨이 더 차서 상체를 세워야 편해지거나, 밤중에 갑자기 숨이 차 깨어나기도 합니다 (야간 발작성 호흡곤란).
  • 피로감 및 무기력: 심장이 온몸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여 신체에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지면서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고 운동 능력이 저하됩니다.
  • 부종: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하면 혈액이 정체되어 몸에 수분이 쌓이게 됩니다. 특히 다리(발목, 발, 종아리)가 붓고, 심하면 복부까지 붓는 복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밤보다 낮에 더 심해지고, 양말 자국이 깊게 남는 것이 특징입니다.
  • 기침: 폐에 수분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기침은 마른기침이거나 거품 섞인 가래를 동반할 수 있습니다.
  • 빠르거나 불규칙한 심장 박동: 심장이 약해진 것을 보상하기 위해 더 빨리 뛰거나 불규칙하게 박동할 수 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식욕 부진 및 메스꺼움: 소화기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체중 증가: 체지방 증가가 아닌 체내 수분 축적으로 인한 급격한 체중 증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심부전증의 진단 

심부전증은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과거력, 현재 증상, 생활 습관 등을 파악한 후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 문진 및 신체검진: 환자의 증상과 가족력 등을 듣고 부종, 폐음 등 신체 상태를 확인합니다.
  • 혈액 검사: 심장 부담을 나타내는 바이오마커(예: BNP 또는 NT-proBNP) 수치와 신장, 간 기능, 갑상선 기능 등을 확인합니다.
  • 심전도 (ECG):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여 심장 박동 이상이나 심장 손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 흉부 X-ray: 심장의 크기 확대나 폐에 물이 차 있는지 여부(폐부종)를 확인합니다.
  • 심장 초음파 (Echocardiogram): 심장 초음파는 심부전증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심장의 크기, 심장 근육의 움직임, 판막 기능, 심장이 혈액을 뿜어내는 능력(박출률) 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 기타 검사: 필요에 따라 심장 CT, 심장 MRI, 운동 부하 검사, 관상동맥 조영술 등이 시행될 수 있습니다.

5. 대응 및 관리법

심부전증은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을 늦추며,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치료는 크게 생활 습관 개선, 약물 치료, 기구 치료, 수술 등으로 나뉩니다.

 

① 생활 습관 개선 (가장 중요):

  • 저염식 및 수분 제한: 나트륨 섭취를 줄여 몸에 수분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하루 2g 이하 권고). 심한 경우 수분 섭취도 제한할 수 있습니다. 국, 찌개, 가공식품 섭취를 줄입니다.
  • 건강한 식단: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합니다.
  • 규칙적인 운동: 담당 의사와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합니다. 이는 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체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적정 체중 유지: 과체중이나 비만은 심장에 부담을 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금연 및 금주: 흡연과 음주는 심장에 매우 해로우므로 반드시 금연하고 금주해야 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체중 변화 확인: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체중을 측정하여 급격한 체중 증가(체내 수분 축적) 여부를 확인합니다.

② 약물 치료:

심부전증 치료에 있어 약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심장 기능을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하며 병의 진행을 늦춥니다.

  • 이뇨제: 몸속 과도한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부종과 호흡곤란을 완화합니다.
  • ACE 억제제/ARB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혈관을 확장하여 혈압을 낮추고 심장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 베타 차단제: 심장 박동 수를 조절하고 심장을 보호하며 심장 기능을 개선합니다.
  •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최근에 심부전증 치료에 도입되어 심혈관 사건과 입원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기타 약물: 알도스테론 길항제, 강심제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약물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③ 시술 및 수술적 치료: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구조적인 문제(판막 질환 등)가 있을 경우 고려됩니다.

  • 심박동기/제세동기 삽입: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거나 위험한 부정맥이 있는 경우 삽입합니다.
  • 심장 재동기화 치료 (CRT): 심장 수축의 불균형을 교정하여 심장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 관상동맥 우회술 또는 스텐트 삽입술: 관상동맥이 좁아진 경우 시행합니다.
  • 판막 수술: 손상된 판막을 치료하거나 교체합니다.
  • 심장 이식: 말기 심부전증으로 다른 치료법이 효과가 없을 때 고려되는 최종 치료법입니다.

모든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지시에 따라야 하며, 자의적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정기적인 외래 방문과 검진을 통해 심장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부전증은 만성적이고 진행성인 질환이지만, 증상을 조기에 인지하고 올바른 진단과 꾸준한 관리, 그리고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심장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귀 기울이는 현명한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 방법입니다.